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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한다, 청춘
잘한다, 청춘 2011/12/30

"나? 이제 많이 길들여였지." 대학에 갓 입학해서 만났던 친구를 서른 둘에 다시 만났을 때 제가 했던 말이었습니다. 무엇에 길들여 졌냐고요? 20대의 분노, 욕망, 신념과 맞서던 바깥 세상으로부터 길들여진겁니다. 어쩌면 그때..

서점 명가 로드뷰❹ 대구 물레책방

'간디의 물레'처럼 이야기가 줄줄 감겨 나올 것만 같은 대구 수성경찰서 옆으로 난 좁은 골목을 따라서 50미터쯤 올라갔을까. 작은 네모 간판이 보인다. 연둣빛 바탕에 쓰인 글씨 ‘물레책방’(이하 ‘물레’). 재밌는 이야기들이..

디지털 in, 디지털人-'나모이북에디터' 박광섭 대리

나모 인터랙티브(이하 ‘나모’)가 지난 달 ‘나모이북에디터’(Namo e-book Editor, 이하 ‘이북에디터’)를 내놓았다. 이북 에디터는 1인 전자 출판 시대를 맞아 기존의 출판용 데이터나 워드 프로세서로 작업한 파일..

서점 명가 로드뷰❸ 대전 계룡문고

이야기가 넘치고 빛그림이 흐르는 일흔 다섯 번째 ‘서점 나들이’를 가다 막 어린티를 벗은 여자 아이 셋이 ‘왜요 아저씨’를 향해 수줍은 듯 인사를 건넨다. 재잘재잘 말을 붙여오는 아이들에게 이 대표는 이내 반갑게 고개를 끄..

3월 eBook new Book
3월 eBook new Book 2011/03/09

<멀티북> 아기돼지 삼형제 이지넷 만듦 이지넷에서 개발한 Toddler eBook 시리즈로 전문 성우가 읽어주는 앱북이다. 동화를 읽어 주는 기능 뿐 아니라 부모님이나 아이가 직접 동화를 녹음 하여 들을 수 있으며, 동화 캐릭..

2월 eBook new Book
2월 eBook new Book 2011/03/09

<이북> 발리홀릭, 신들의 섬에서 노닐다 임진숙 지음 | eStory 펴냄 인도네시아에서 살았던 저자가 발리의 매력을 잊지 못해 다시 ‘신들의 섬’을 찾는다. 발리의 예술촌 우붓에서 민박하며 현지인들과 섞여 발리의 속살을 체험..

왜 전자책을 좋아하지 않을까?-Q&A로 푸는 ‘전자책’ ②

서울 서대문 사회과학서점 ‘레드북스’에서 진행한 《홍기빈, 자본주의를 말하다》 미니 강연회 참석자들의 물음표 선택 ⓠ 왜 전자책을 좋아하지 않을까? 알기 쉬운 ‘전자책 사용 설명서’를 종합하고자 마련한 ‘독자참여형 전자책 Q&..

지면으로 만나는 ‘전자책 세미나’②

한국전자출판협회 주최 ‘2011 글로벌 협업 프로젝트’ 제안 설명회 출판사와 개발사를 이어주는 ‘애플리케이션’ 다리 한국전자출판협회(회장 최태경)가 중소출판사와 중소개발업체의 협업을 돕고자 제안 설명회를 마련했다. 지난 1월..


 "나? 이제 많이 길들여였지." 대학에 갓 입학해서 만났던 친구를 서른 둘에 다시 만났을 때 제가 했던 말이었습니다. 무엇에 길들여 졌냐고요? 20대의 분노, 욕망, 신념과 맞서던 바깥 세상으로부터 길들여진겁니다. 어쩌면 그때는 '바깥 세상'이란 존재하지도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깨만 스쳐도 17대 1로 싸울 수 있는 분노는 바깥 세상이 아닌 나로부터 시작된 거니까요.

대체 누구랑 싸우고 있는지도, 내가 휘두르는 것이 정의인지 칼인지도 몰랐던 20대. <잘한다, 청춘>을 보며 안도합니다. 영원히 끝나지 않았을 것 같은 20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갔음을요. 그리고 또 한 번 안도합니다. 누구랑 싸우고 있는지, 무엇과 화해해야 하는지, 분노와 욕망, 신념을 어떻게 다듬어야 하는 지 아는 20대를 만나서요. (사실 저자는 20대라고 하기엔 너무 늙었다는 게 아쉽습니다.)


그 젊음을 마냥 찬양하고 싶은 건 그가 옳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가 책을 쓰고 세상에 내놓은 이순간에도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향해 몸을 돌려놓고, 고민하고 괴로워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이게 가장 무서운 20대지요. 제법 순하게 길들여 졌다고 순순히 인정하는 30대가 보기에는 참 무섭습니다. 

우선 그가 말하고 싶어하는 글밥들을 나열해보면 참 겁이 없습니다. 중앙과 지방, 정치의식, 쇼핑중독, 사랑, 욕망, 커피, 고통, 인권, 잉여, 꼰대 같은 사오십대, 백수, 가난, 몸, 페미니즘...이 중 하나만 들이대도 외면하고 싶을만큼 묵직한 소재들입니다. 글이 그렇지 않은 것은 참 다행입니다. 무거운 책들을 적재적소에 인용해 '그의 힘이 진지한 독서력에서 나왔겠구나' 짐작하게 만듭니다. 반면 그의 솔직담백한 경험담들은 '찌질한, 잉여의, 울기도 애매한' 20대의 모습을 까발립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무기는 20대에 의한 '공감'이며, 두번째 무기는 20대의 이유있는 '항변'이고, 세번 째 무기는 20대의 '반성'입니다.

공감과 반성은 그럭저럭 이해를 하겠습니다. 그러면 그는 왜 묻지도 않은 항변을 하는걸까? 그게 궁금해집니다. 20대인 그가 강요받는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걸 짐작하게 할 만한 구체적인 이유는 책의 막바지쯤 나옵니다. 저자는 용감하게도 '사회과학서로는 이례적으로 10만부가 넘는 판매부수를 기록한' 우석훈의 <88만원 세대>를 까기 시작합니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어보았다. 그리고 살짝 실망했다. 20대에게 눈을 돌렸음에도 불구하고 20대를 88만원 세대라는 고유명사로 불리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곳곳에서 읽어지는 80년대 학번의 향수와 꼰대스러움은 나를 종종 기겁하고 경기 들리게 하였다. 
 우석훈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메시지는 이 책의 표지에도 잘 명시되어 있는 것처럼 "20대여 토플 책을 덮고 바리케이트를 치고 짱돌을 들어라"이다. 하지만 나는 바리케이트도 짱돌도 불편했다. 누군가에게는 토플 책과 토익 책 그리고 토익 성적표가 짱돌이고 바리케이트이다. 게다가 김예슬 선언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고려대 짱돌은 사회에 파장을 줘도 지잡대 짱돌은 개소리로 치부되기 일쑤인 상황에서 우석훈의 "짱돌을 들라"는 20대에게 또하나의 책임론일 수밖에 없다.


 
 '책임론일 수밖에'. '불편한 바리케이트와 짱돌'. 제가 <88만원 세대>를 읽어봤다면 참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했으니 우선은 저자의 말을 따라짚어봅니다. 말하자면 책임론은 무책임하고 바리케이트와 짱돌은 멀고도 멀다는 얘깁니다. 촛불집회로 유희하고, 쇼핑으로 살아있음을 느끼고, 한 당이 말하는 '잃어버린 10년' 속에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몸으로 체험한, 문화 유전자를 재생산 하는데 가장 유리하게 설계된 20대가 듣기에는 개소리라는 겁니다. 우석훈이 어떻게 말했는 지는 모르겠지만 저자의 분노가 어디서 출발했는 지는 알 것 같습니다. 20대에 대한 이해가 모자라도 한참 모자랐다는 거죠. 그래서 저자는 말합니다.

기성세대들의 놀이판은 재미없다, 우리 이렇게 찌질하지만 우리 방식대로 잘할려고 하고 있다, 반성도 할꺼지만 너희 처럼은 아니다, 우리 인권감수성 고통감수성도 가져보고 대들자, 등등.. 통쾌함도 있고, 진실한 반성도 있습니다.

그는 또 미묘한 문제들을 한꺼풀 벗겨 짚고 넘어가려는 시선도 보여줍니다. 쉼없이 재생산되고 예쁘게 포장되는 여행기록에 대해서 '사람들의 가난한 삶을 찍고 그것을 향수로 버무리고 여유로 덧입혀서 생산해내는 여행기'라고 비틀고 그런 여행기 속에서 참여자가 아닌 관찰자이자 관람자로서의 잔인함이 탄생한다고 말하죠. 때론 속 깊은 반성도 합니다. '치약 선전에서 사람의 입 냄새가 닿는 거리가 46센티미터라고 하던데, 그건 아니다. 46센티미터는 내가 타인과 두는 마음의 거리다.'라며  '그 사정거리에서 안도한다'고 말이죠. 결국 '나는 사회성이 참 좋다고 자위한다'는 자각으로 이어집니다.

간당간당 20대인 그의 요구는 점점 분명해집니다. '조이고 도망치지 말 것을 주문'하는 세상헤게, '인생의 유예기간이었다는 빛나는 20대의 청춘마저 침범하여 닦고 조이고 기름칠할 것을 주문'하는 어른들에게 유예기간을 달라, 우리의 잉여질은 그런 것이다, 라고 말하는 겁니다.

그의 시선에 간혹 동의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여성주의 혹은 페미니즘 문제에 대해서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는 노력'을 요구합니다. 광화문에서 진행된 잡년행진에 대해서는 "내가 잡년처럼 입건 뭐처럼 입건 내 몸에 손대지 마!"라는 메시지를 끌어내 몸의 자기결정권을 이야기합니다. 이 두 부분에 대해서는 목소리 내기에 그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에히리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언급하며 '인내'만 부각한 것도 아쉽구요. 언제 이야기 나누고 싶네요. 20대의 그녀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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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연필 한다스
분류없음2011/04/05 00:09

'간디의 물레'처럼 이야기가 줄줄
감겨 나올 것만 같은


 대구 수성경찰서 옆으로 난 좁은 골목을 따라서 50미터쯤 올라갔을까. 작은 네모 간판이 보인다. 연둣빛 바탕에 쓰인 글씨 ‘물레책방’(이하 ‘물레’). 재밌는 이야기들이 줄줄 감겨 나올 것만 같은 이름이다. 

 지하로 향하는 좁은 통로가 환하다. 어릴 때 한 번쯤 뒤적거렸을 법한 오래된 아동전집들이 층계참에 줄지어 서 있고, 디귿자로 돌아 나온 계단 끝에 널찍한 정방형 책방이 한눈에 들어온다. 물레 간판의 연둣빛이 책방 안에도 가득 물들어 있다. 서로 모양이 다른 나무 책장들이 벽을 둘러 깊숙이 책을 품고 있는 모양이다. 

 

 ‘물레책방은 헌책방이다.’ 물레의 블로그(http://blog.naver.com/mulaebook) 대문에 새겨진 구절. 고로 이 책들은 모두 ‘헌책’이다. 동네책방은 물론이고 헌책방이 골목에서 사라지기 시작한 건 오래된 일. 반가움이 앞선다. 게다가 책방지기 장우석 씨는 무척 젊다.

 “아주 어릴 적부터 헌책방을 자주 다녔어요. 대구역 쪽에 헌책방 거리가 있었는데, 6․25때 피난민들이 싸들고 온 책을 난전에서 팔다가 리어카가 되고 또 가게가 되어 100여 개까지 생겼어요. 대학 다닐 때부터 본격적으로 헌책을 수집했는데, 이제는 모두 사라졌습니다. 대구 서점거리의 20여 개 향토서점도 모두 문을 닫았고요.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지역 책방, 지역 문화를 살리는 길이 없을까 오래 고민했죠.” 


책방지기 장우석

 

 

 

그 고민이 지난해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물레책방으로 태어나 이달 23일이면 첫 돌을 맞는다. 물레는 걸음마를 뗐을까. 헌책방 하나 보탠 게 큰 의미가 있겠냐 싶겠지만 그 걸음걸음이 씩씩하다. 이날만 해도 올해 《만주의 아이들》이라는 르포집을 펴낸 박영희 작가의 출판 기념회로 책방은 시끌시끌했다. 박영희 씨는 대구에 둥지를 튼 시인으로, 물레책방에서 모시는 작가나 예술가 등은 대부분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인사들이다. 


 이런 제법 규모가 큰 행사는 종종, 규모가 좀 작은 ‘청소년 인문학 교실, 밑줄긋기, 책방에서 다큐보기’ 등의 행사는 매주 혹은 매달 정기적으로 진행된다. 프로그램들의 속을 들여다보면 작지만 단단하게 꾸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금세 알 수 있다. 

 <녹색평론>의 전 편집주간이자 물레책방 인문학연구실장인 변홍철 씨가 한 달에 네 번 아이들을 만나 ‘인문학 교실’을 진행하고, 독립영화 감독이었던 장우석 책방지기가 ‘책방에서 다큐보기’를 변홍철 씨와 함께 만들어 나간다. 책과 콘서트가 만나는 이색적인 행사 ‘밑줄긋기’도 거의 매달 꼬박꼬박 이어져, 교사, 농부, 사서, 시인, 의사, 주부, 노래꾼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하나의 주제로 낭독, 이야기, 노래를 해왔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분들을 모셔 공연하고 이야기하고 여러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씁니다. 대구 지역 출판물이나 작품만 따로 모은 책장도 만들었지요. 지역 문화의 명맥을 이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장우석 씨는 헌책들도 주로 대구의 오래된 헌책방에서 직접 구입해 온다. 장 씨가 아꼈던 지역의 헌책방들과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인 셈이다. 



 


 물레의 겉모습도 여느 헌책방의 풍경과는 다르다.
길게 늘어뜨린 전구 조명이 쏟아내는 노란 불빛 덕에 책방은 무척 아늑하다. 푹신한 소파도 있고, 더치커피와 송화차 가격이 적힌 작은 칠판도 보인다. 책방 한쪽 귀퉁이에 부채 모양의 아담한 무대도 갖추어 행사 공간으로 쓰기에 안성맞춤이다. 노래방으로 쓰다가 방치된 건물에서 3톤이 넘는 폐기물들을 끌어내고 벽돌과 페인트로 마감, 헌 목재를 가져다 책장을 짰다니 놀랍다. 생명 운동을 하는 단체 ‘땅과 자유’ 동무들이 도왔고, 영화를 찍으려고 모아놓은 장 씨의 500만 원이 종자돈이었다.  물레를 함께 이끌어가는 변홍철 씨와 조동현(대안학교 산자연학교 교사) 씨도 모두 ‘땅과 자유’에서 만난 이들. 



 


 물레에서는 책 사이를 미로처럼 찾아 헤매거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보물찾기를 할 필요도 없다. 인문학, 경제, 역사, 언론, 영화, 세계문학, 대중음악 등 장 씨가 발품 팔아 모은 1만여 권의 책을 촘촘히 분류하고 깔끔하게 진열했다. 무엇보다 물레에는 대개

헌책방의 주 소득원인 참고서나 교과서, 과월호 잡지가 보이지 않는다. 장우석 씨는 단호하다. ‘물레의 성격에 맞는 책만 들인다.’ 인문, 사회, 철학 도서를 중심으로 책방지기가 편애하는 문학서들도 유독 많다. 헌 책을 매입하지도 않는다. 그날 필자가 들고 간 ‘헌책’들은 문화 행사의 입장권이자 기증 도서가 되었다. 

 

 팔지 않고 볼 수만 있는 책들도 있다. 아동문학가 권정생, 우리말 연구가 이오덕, 농부작가 전우익 선생 등의 책인데, 이제는 모두 고인이 되신 분들로 모두 경북 지역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했었다. 장우석 씨가 그 중 ‘권정생 선생님 3주기 추모 행사’(2007년 5월 17일 타계)를 열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권정생 선생님의 작품으로 논문을 쓰기도 하셨던 이계삼 선생님(《영혼없는 사회의 교육》 저자, 교사), 《몽실언니》를 영화로 만든 이지상 감독을 모셔 이틀에 걸쳐 권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영화를 함께 봤습니다. 추모 문집 《애국자가 없는 세상》도 만들었고요. 특히 이지상 감독은 권 선생님이 돌아가시기 한 달 전에 뵌 기억을 떠올려주셨지요.”

 ‘자발적 가난’을 택한 권정생 선생님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되짚는 책방지기. 소박하고 창조적인 노동의 기쁨을 상징하는 ‘간디의 물레’에서 따왔다는 이름 ‘물레책방’ 위로 열쇳말이 떠오른다. 순환과 나눔, 그리고 실천이라는.
 대구시 수성구 범어4동 202-13, 053-735-0423, http://cafe.naver.com/mulae/ 



                            

차 한 잔 | 《만주의 아이들》의 박영희 작가  

“르포의 소재는 슬픔 이상의 고통, 즉 가장 아픈 곳”


 ‘박영희 시인과 함께하는 만주 기행’ 사진 편집 영상이 스크린 위를 흐른다. 만주 곳곳 독립열사들의 묘역, 중국과 북한의 경계선인 도문 변경선, 발해 궁터, 싱겁게 웃고 있는 만주족 아이들까지.
 박영희 시인이 만주를 처음 찾은 것은 2004년이다. 그 후로 13번이나 만주를 오갔는데 작가에게 그곳은 ‘너무 많은 이야기가 있는 곳’이었다고. 2008년 펴낸 《만주를 가다》를 중심으로 펼쳐질 만주의 여러 이야기 중 첫 번째가 《만주의 아이들》이다.

 특히 박 작가는 르포의 소재는 ‘슬픔 이상의 고통’, 즉 가장 아픈 곳을 택하게 된다면서, 한국과의 수교로 해체 된 조선족 사회의 아이들이 받은 고통을 담았다고 말했다. 


만주의 아이들이 유독 눈에 들어온 이유는.


흑룡강성의 혜림소학교 옆에서 하숙할 때 조선족 아이 미혜를 만났다. 미혜와 친해졌을 때 아빠엄마 이야기 물어봤더니, 갑자기 아이가 눈물을 흘리며 ‘십년 동안 아빠 얼굴을 못 봤다’고 말하는 거다. 조선족 부부가 함께 한국에 갔다가 덜컥 가진 미혜를 100일 만에 혜림으로 데리고 온 후, 엄마도 곧 다시 한국으로 일하러 들어갔다. 엄마아빠 얼굴도 모른 채 성장한 거다. 헌데 그 아이가 선생님의 도움으로 십년 만에 서울 독산동 셋방에서 부모님을 만날 수 있었다. 부모님과의 3박 4일간의 이야기를 들려줬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 후로 조선족 아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만나보자고 생각하고 지난해 4월 출발해 집안, 왕청, 유하, 하얼빈 등 동북 3성의 조선족 자치주들을 돌았다.


조선족의 가족 해체가 얼마만큼 심각한가.


우리는 한국에서 힘든 업종에 종사하는 조선족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다. 하지만 1992년 한중수교 이후 한국에 온 47만 조선족 중 10만 정도가 이혼한 상태라는 건 모른다. 아이들은 ‘엄마아빠의 마음이 변하지 않길’ 간절히 기도한다. 또 그 아이들 대부분은 부모 얼굴을 보지 못하고 사춘기를 지낸다. 가장 고통스러운 건 아이들이다. 부모가 없는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떠밀리는 곳이 바로 학교 앞 집단 하숙소다. 한족집으로 들어가는 아이들도 있는데, 그러면서 아이들이 조선말을 잃어간다. 한국어를 못하는 4세대, 5세대들이 거의 절반이다. 부모님과의 소통은 더욱 어려워진다.


만주의 아이들이 바라보는 한국은.


아이들이 보통 방학 때 한국에 간다. 부모가 오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덜 들기 때문이다. 한국에 다녀간 아이들은 한국의 드라마나 노래와는 너무 다른 현실에 큰 충격을 받는다. 부모님이 사는 곳, 하는 일이 모두 너무 척박하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라 빈부의 격차가 한국만큼 심하지 않다. 동북 3성은 바다가 없어 평생 바다를 보지 못 하는 사람이 70% 정도라는데, 한국에서 바다를 보고 간 아이들이 해준 얘기를 들을 때만큼은 마음이 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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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연필 한다스
분류없음2011/04/01 00:03

 나모 인터랙티브(이하 ‘나모’)가 지난 달 ‘나모이북에디터’(Namo e-book Editor, 이하 ‘이북에디터’)를 내놓았다. 이북 에디터는 1인 전자 출판 시대를 맞아 기존의 출판용 데이터나 워드 프로세서로 작업한 파일들을 전자책 표준 포맷인 이펍(epub) 파일로 변환할 수 있도록 한 범용 소프트웨어다.
 나모는 전문가가 아니어도 손쉽게 홈페이지를 제작할 수 있는 ‘나모웹에디터’로 더 잘 알려진 국내 IT기업. 나모는 이북에디터와 함께 이펍 전자책을 자유롭게 올리고 내려받을 수 있는 전자책 커뮤니티 ‘펍트리’(PUPTREE, http://pubtree.kr/main/)도 공개했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나모의 사무실에서 펍트리 운영을 맡고 있는 박광섭 대리를 만나 이북에디터와 펍트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3월 말까지 예정된 이북에디터 베타서비스를 이용해본 소감을 먼저 전했다.



직접 써보니 아래아한글에서 문서를 작성하던 환경과 거의 유사해서 특별한 설명서가 필요 없을 정도였다. 1인 출판을 준비하는 지인에게서 ‘쿽(Quark Xpress 출판편집 전문가용 소프트웨어)을 열어놓고 막막했다’는 얘기를 들서 그런지 싱겁기까지 했다.


공감한다(웃음). 전문 출판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사용자들이 1차 고객이 될 것이다. 또 RSS 피드를 간편하게 추가해 블로그에 작성한 글을 통째로 옮겨올 수도 있다. 그밖에 공공기관이 홍보물이나 연구서들을 전문 인력에 맡기지 않고도 전자책으로 제작할 수 있다. 실제 아래아한글을 만든 분들이 나모웹에디터부터 이번 이북에디터 제작에까지 참여했으니 그와 유사한 환경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또 이북 에디션을 원하는 사용자들이 대부분 MS오피스문서(워드, 엑셀, 파워포인트)나 한글, 텍스트문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문서들을 재사용하기에 적합한 제품으로 만들려는 목적이 있었다. 잡지나 신문 같이 복잡한 레이아웃을 가진 출판물보다는 텍스트 위주의 개인 저작물에 적합할 것이다.



그렇다면 개인이 소프트웨어를 구입해서 제작하고 유통사에 파일을 줄 수 있나? 가격은?


3월 중에 유료로 정식 런칭을 할 예정이다. 커피 한두 잔 정도의 부담 없는 가격이 될 것이다. 공공기관의 경우는 라이선스 계약이 가능하다. 물론 유통사와의 거래를 늘리는 게 목표다. 오픈마켓의 툴로 제작한 전자책을 다른 상점에 팔 때는 또 다른 저작 툴에 맞춰야 한다. 그런 구조에 대한 해결책이 되고 싶다. 나모가 주 판매처가 아니라 중간 DB를 주고 개인의 저작물들이 건너갈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http://www.namo.co.kr, 02-559-9281 




사진을 끌어놓는 식으로 배열되지는 않는 것 같았다.


이번 베타테스트는 버그를 수집하겠다는 의도보다는 어떤 추가 기능들을 원하는지 사용자들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했다. 사진 배열 같은 문제는 더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대표님의 주문도 있었다. 또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문제점들은 개선될 것이다. 하지만 정식 출시되는 이북에디터는 위저드(컴퓨터의 복잡한 동작을 문답식으로 쉽게 진행시켜주는 소프트웨어) 같이 간소화된 형태가 될 예정이다.



 

특별한 주요 기능들이 있나.


현재 이펍으로 변환된 파일을 전자책 단말기에 전송하면 바로 읽을 수 있고, 편집 화면에서 여러 모바일에서 보이는 형태를 미리보기 할 수도 있다. 다양한 형태의 문서들과 호환된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고, 기존 저작 툴에서 어려웠던 표의 삽입과 편집도 쉬워졌다. 일정한 레이아웃을 가진 도서의 경우 교육용으로도 사용 가능할 것 같다. 가령 동화책이라면 오른쪽 페이지에 원하는 그림을 넣고 왼쪽에 텍스트를 작성하는 툴을 따로 만들 수 있다. 아이들이 동화책을 만들어 올리면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바로 단말기에서 전자책을 다운받아 보는 방식으로. 교제물이나 교육 자료를 전자화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펍트리는 어떤 곳인가? 이북에디터와의 관계를 설명해달라.


한마디로 다양한 전자책을 공유하는 공간이다. 전자책과 이펍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프로슈머(생산하는 소비자)들은 서로의 정보를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다. 아까 말한 것처럼 아이들이 만든 책에 대한 결과물을 보고 내려받을 수 있는 곳도 펍트리다. 다양한 시도도 준비 중이다. 크게는 펍트리, 이벤트리, 펀트리로 나누어서 ‘펍트리’를 통해 무료 라이선스 책이나 개인 출판물들을 게시하고, ‘이벤트리’는 공모나 연재를 통해 출판까지 돕는 형태가 될 것 같다. ‘펀트리’로는 전자책 협업을 유도할 예정이다. 위키디피아처럼 한 가지 테마로 여러 사람들이 릴레이 소설 등을 써서 공동 출판 하는 것도 가능하도록 만들고 싶다. 수익이 아니라 컨텐츠를 만들고 나눌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란다. 




개인 출판의 가능성도 크지만 문제점도 하나둘씩 떠오르고 있다. 특별한 검증 시스템이 없어 질이 떨어진다거나 저작권 침해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혹시 극복 방안이 있나.
(기술 개발 업체에 적합한 질문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모가 펍트리라는 전자책 공유 커뮤니티를 내놓은 만큼 좀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있었다.)


모든 해결책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문제점을 알고 있기에 얼마든지 대안이 가능하다. 이펍 파일들을 모아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저작권 목록 색인과 데이터베이스를 대조해서 저작권 위반의 가능성을 추려낼 수 있다. 지나치게 적은 분량의 책들은 파일 용량으로 쉽게 알 수 있고 특히 문제가 될 이미지는 썸네일 형식으로 사진들을 한눈에 보고 감별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가능하다. 전자책에서 이런 라이선스 도구들은 종이책 출판에서보다 편리할 수 있다. 또 하나 질적인 문제는 일부 본문을 공개하거나 책에 대한 평가들을 볼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이미 PC통신 시절 ‘무림동인’ 같은 다양한 장르문학 통로가 생겼었는데 그 때도 어느 정도 자정 작용이 있었다.



펍트리에 필자가 올려본 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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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연필 한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