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문집이 도착했다. 작년 가을 도서관 공모로 당선된 연필 한다스의 독후감이 실린.
초중고 독후감의 압박으로 일반부는 맨 밑장에 눌려 있었고 3등을 한 나의 글은 꼴찌에 실렸다.
하지만 감개무량하지 않을 수 없다. 고교시절 문집, 대학시절 계간 <제3세계 문학>에 시가 실린 걸 제외하곤 처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겹게도 쓰기 싫어해서 언제나 맨 나중으로 미루고 미뤘던 장르?아닌가. 역시 다시 읽어보니 실력은 형편없다. 독후감의 'ㄷ'도 모르는 글이다.
도서관 가을행사답게 원고지 모집이라 재 타이핑을 했을 내 원고는 오타 투성이에 줄바꿈도 하지 않아 안그래도 민망한 글을 더욱 부끄럽게 만들고 있었다. 뭐 어쩌겠는가.
추천도서중 내가 고른 책은 <스무살,도쿄>였다. 슬렁슬렁 써보겠다는 심보로 이미 익숙해 질대로 익숙해진 오쿠다 히데오의 책을 고른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를 한국에서 일약스타로 만들어준<공중그네>와 독후감을 쓰기위해 고른<스무살, 도쿄>를 제외한 다른 책들은 꽤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
처음 만났던 <남쪽으로 튀어>는 수월하게 책장이 넘어가면서도 묵직한 주제를 감추고 있는데, 그의 철학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면서 계속 그의 소설을 찾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인더풀>은 <공중그네>의 후속인지 전작인지 모르지만 골때리는 정신과 의사의 소란스런 손님맞이(환자가 아니다)라는 기본 틀이 같다. 난 <공중그네>가 조금 억지스럽다는 생각을 했는데, <인더풀>은 그보다 자연스럽고 기지가 넘친다.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는 존레논의 실제 일본 체류기간을 상상하여 재구성한 것으로 작가의 존레논 사랑이 듬뿍 담긴 소설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예술가를 평민으로 끌어내리면서도 절대 그의 비상함에 손상을 주지않는 역시나 유쾌한 작품이다. 최근작<최악>은 다필 작가의 노련한 연출 솜씨를 볼 수 있는 영상적 소설이다.





오쿠다 히데오가 말하려는 바가 작품 전반에 걸쳐 비교적 일관적인 흐름을 띈다. 자전적 소설<스무살, 도쿄>에서는 변의를 참다 해소되어지는 과정을 긴박^^하게 다루고 있는데, 대표작<공중그네>나 <인더풀>은 마치 변비와도 같은 일상적이고 불편한 병을 갖고있는 현대인을 치료하는 괴짜의사가 등장한다.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는 아예 변비를 조연으로 하여, 세계적인 스타에게도 평범하고 고통스런 이면이 있음을 상상해 봄직하다. 자칫 가볍고 유치할 수 있는 위험 소재를 적소에 유머러스하게 이용하는것이 작가의 능력중 하나인 것 같다.
링크를 위해 책을 뒤져보고 이보다 많은 책들이 출간되었음을 알았다. 신선한 정보는 못되겠지만, 한가지, 도서관 우수회원으로서 이 모든 책들을 한 권도 소장하지 않고 도서관에서 빌려 볼 수 있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책구입에 무척 신중해진 엄마로서 <까치소리>를 보내준 도서관과 신청도서를 꼬박꼬박 구비해주는 사서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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