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정판으로 4편까지 나올만큼 신화붐을 일으킨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심연 중의 심연에서 사랑의 신음으로 우리는 만들어졌다. 느낌표처럼!
삶은 무참히도 팍팍하므로 진화냐 창조냐를 두고 오래 고민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궁금은 궁금할 때 아름다우므로 나의 탄생처럼 은유와 비유가 잔뜩섞인 이야기 한자락이면 족하다.
인간이 만들어내서 허술하고, 인간의 바램을 잔뜩 집어넣어 은밀하고, 미천한 인간성이 낯뜨겁게 드러나는 서양의 신화.
태양의 신(헬리오스), 신중의 신(제우스는 특히 난봉꾼으로 소문났다) 마저도 절대 완벽하지 않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신들이 살던 세상. 신의 얼굴을 통해 우리를 만나는게 그리스 로마 신화다.
인류의 탄생부터 모든 자연물에 깃든 신들의 영혼은 거대한 메타포가 되어준다. 신화에 덧씌워진 과장된 의미부여 때문에 그리스 로마 신화를 경계하려는 몸짓도 있긴 하지만, 아직 그 맛에 혀끝도 못대본 나로서는 여전히 흥미진진한 영역이다.

출간 된지 좀 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일말의 의심도 없이 신화가 주는 순기능만을 부각하는 인문 교양서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맛있는 부분만을 고른 입심좋은 작가의 이야기는 소설을 방불케한다.
끊임없이 등장하는 신들의 이름은 한 번 들어서는 좀처럼 기억하기 쉽지않은데, 저자는 지치지도 않고 반복해서 계보를 그려준다. 서양말의 어원이 되는 신들의 이름은 등장인물을 넘어 상징적인 뜻을 품고 있어서 쉽게 지나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전혀 겁먹을게 없다.
즐겁게 옛이야기에 빠지다보면 자연히 지식들이 궤적을 남긴다. 진지한 신화책들을 읽어내는데 따르는 어려움에 산뜻한 에피타이저가 되어주기도 한다. 조셉 캠벨의 <신화의 힘>이나 토마스 불핀치의<그리스 로마 신화>같은 책에 몇 번이나 도전했다가 남몰래 덮어버린 필자에겐 특효약쯤 되었다.
특히 독자에게 간간히 주어지는 질문은 신화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한다. 신화는 역사가 현재에게 주는 의미와 같은 맥락에 있다. 잘 짜여진 이야기는 세대가 바뀔 때마다, 혹은 인간 개개인에게 끊임없이 재해석 된다. 성경책만 봐도 그 위에 올린 인간의 손들은 얼마나 순종적인가.
저자도 신화에 흠뻑 빠진게 분명하다. 하지만 요즘들어 신화에서의 성 불평등이나, 불편할 만큼 높아진 위상을 꺼림직해하는 공부꾼들이 많이 생겨난 만큼, 찬사일색은 좀 곤란하겠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
on book tv 서평단으로 작석된 서평입니다. http://onbook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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