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렘브란트의 모델 한 사람이 화가에게 물었다.
“선생님이 그린 인물들은 왜 그렇게 슬퍼 보입니까?”
“그들은 걱정을 하지.”
“무엇을요?”
“돈!”
유난히 자화상을 많이 그렸던 렘브란트는 빛의 화가인 동시에 어둠의 화가다. 음영을 이용해 그림에 풍부한 깊이를 선사했던 중세의 거장. 그런 그도 가난에 시달리며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예술가들의 이런 처지가 딱한 것만은 아니다.
동냥으로 들은 소설가 얘긴데, 무명을 벗어나지 못했던 한 소설가가 처자식을 먹여 살리려고 글쓰기 시작하면서부터 걸작이 나오더란거다. 또 어떤 책의 머리에는 '내게 가난이란 선물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며'라는 글귀가 있다.
짐작컨데 소설가는 미혼 때는 몰랐던 경제적'부족함'이 삶에 대한 진가로 드러났을 것이고, 또 어떤 책의 저자는 '부족함'을 채우는 작업으로 책을 낳았을 것이다. 아니면 처의 바가지에 긁혀 대단한 작품이 나온지도 모를 일이다. 악처는 현부를 낳기도 하니.
<몰입의 즐거움>이란 책에서는 의무감과 의지로 하는 일이 주는 성취감의 정도는 별 차이가 없다고 한다. '가난'이란 의무감도 창작이라는 일과 만났을 때는, 일에 필요한 창조적 재능을 발휘할 수 밖에는 다른 방도가 없을 것이다.
또 예술에서 '가난'이 주제가 되었을 때 우리가 감동 했던 사례는 무한히도 많다. 가난 했던 흥부, 우동 한 그릇의 배부름, 고흐의 감자먹는 사람들, 슬럼가의 소년이 부자가 된 슬럼독 밀리어네어.
배고픈 예술가가 주는 감동은 마술과 같다. 그들의 가난을 영혼의 배부름이라 칭한다면 실례가 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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