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의 충격
e메일이 ‘메일’이듯 e북도 그냥 ‘북’이다?
사사키 토시나오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 한석주 옮김 | 종이책 동시출간, 북큐브(http://www.bookcube.com/) 에서 전자책으로 구입 가능 6,500원
아마존 킨들 DX
이 책의 일본인 저자는 미국 발 전자책 열풍을 적극적으로 흡수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킨들과 아이패드의 상품평 ‘리뷰’로 몸 풀기를 한다면, 전자책 시장의 생태계를 쥐락펴락 하게 될 ‘플랫폼 전쟁’을 중계하고, ‘자가 출판의 시대’가 가져올 격변들을 예측하는 데로 나아간다.
일본의 출판, 유통계를 비판하는 4장에 이르러서 ‘지켜야 할 출판문화라는 것은 처음부터 존재하지도 않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며 출판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성장하려면 ‘기존의 유통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과격한 주장까지 앞세운다.
일본의 휴대폰 소설 열기나 구글에서 시작한 책 검색 서비스에 반발하는 일본 출판계를 두고 ‘고령자들의 비뚤어진 시선’ ‘인터넷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악평을 이어가며, 불행한 독자들을 구원(?) 해 줄 하나의 매개가 바로 ‘전자책’이라고 주장하는 저자 사사키 토시나오.
미국의 한 블로거가 한 말이 이 책에 인용되자마자 국내 전자책 관계자들이 ‘전자책의 장밋빛 미래’를 선보이기 위해 너도나도 인용했다. 종이책도, 편지가 사라졌던 수순을 밟을 것이란 최대치의 전망이다. 책은 이렇듯 전자책을 편애하는 시각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특히 디지털 세계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음악시장을 모델로, 걸음마 단계의 전자책 시장을 대입해 방향을 제시하는 설득법이 인상적이다. 킨들이, 애플사의 음악 재생 프로그램인 아이튠스를 베껴 ‘전자책 리더뿐만 아니라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 다양한 기기를 활용해서 동시에 읽을 수 있게 네트워크를 구축’ 하면서 책의 ‘엠비언트’(저자: 항상 우리를 둘러싸고 있으면서 원하는 순간에 원하는 것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는 뜻)를 높였다는 것이다.
책의 엠비언트는 음악 시장이 그랬던 것처럼, 매스컴 중심의 소비스타일이 쇠퇴하고 지금의 ‘나’에게 가장 적합한 형태의 새로운 소비 맥락을 만들 거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중심에 있는 것은 바로 소셜미디어임을 강조한다. 트위터나 블로그를 통해 음악과 저작물을 직접 판매하는 사례를 들어 전자책이 ‘거대한 지적 공간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도구’가 될 것임을 예상한다.
전자책을 음악 시장에 비유하면서 끌어간 저자의 논리는, 아직 안개 속인 우리네 전자책 시장에 던지는 밑그림이다. 하지만 저자의 말마따나 ‘책과 음악은 다르다’ 두 시장을 기계적으로 대응한 부분들은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저자 나름대로 전자책의 ‘충격’을 완화할만한 장치를 골랐겠지만.
이 책을 옮긴 한석주씨의 번역 과정이 흥미롭다. 일본판 <전자책의 충격>이 전자책 이벤트를 한다는 트위터의 글을 보고 책의 출간을 제의, ‘아이폰’과 노트북만으로 번역을 완성했다고 한다. 책이 강조한 소셜미디어의 기능을 활용해 시공을 뛰어 넘는 전자책의 모델을 보여 준 샘이다.
역자후기 뒤에 덧붙인 50쪽 가량의 ‘보론’도 볼만하다. 전자책 1세대 업체 대표, 출판사 대표, 언론정보학과 교수 등 국내 전자책 시장의 맨 앞에 선 인물 다섯이 한국전자책의 과거와 미래를 보여준다. 일본 특유의 책 유통환경이나 서점문화, 휴대폰 소설 같은 이야기가 적지 않았던 책에 균형을 맞춘다.

아이패드
리뷰는 <라이브러리 앤 리브로>2011년 1월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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