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에 들어와 살면서 내 인생 최고의 풍요를 누린다. 앞 뒤로 넒은 마당과 텃밭, 수돗가, 들마루, 천둥벌거숭이 삽살개 쌀이, 뒷산, 무화과 나무, 뽕나무, 배나무, 자두나무, 계절마다 시들지않는 꽃나무. 시댁과 나눠쓰는 이층집. 가족이 만든 역사 속으로 파고드는 안온함. 집과 결혼을 했다고 해도 틀린데가 없다. 이렇다할 시집살이도 때마다 상내기도 필요없는, 이런 시집살이를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왠지 조금은 부끄러운 시집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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